당초 성적 부진이 경질의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짜 이유는 성적이 아닌 라커룸에서 일어난 불화였다. ‘유로스포츠’는 21일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모리뉴 감독이 벤치에 남을 경우 10명의 선수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떠날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19일 모리뉴 감독을 전격 경질하면서 1군 코치인 라이언 메이슨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이를 두고 대다수 영국 매체들은 성적 부진이 경질의 가장 큰 이유라고 추측했다.
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질주하던 토트넘은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7위까지 추락했다. 유로파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중도 탈락했고, 남은 것은 결승에 올라가 있는 리그컵뿐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와 감독 사이의 불화가 커졌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언론을 통해 선수들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다. 라커룸의 분위기는 자연스레 최악이 됐고, 주축 선수들이 시즌 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레비 회장은 모리뉴 감독을 내보내지 않을 경우 해리 케인, 델레 알리, 개러스 베일 같은 선수들이 떠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거액의 위약금을 감수하고 모리뉴 감독을 내쳤다.
한편 모리뉴 감독의 후임으로는 황희찬이 뛰고 있는 RB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시티 감독, 에디 하우 전 본머스 감독과 독일 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나겔스만 감독이다. 1987년생의 젊은 명장으로 라이프치히를 분데스리가의 강호로 끌어올린 나겔스만 감독은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를 구단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렸다. 16강에서는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을 꺾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나겔스만 감독을 원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나 같은 리그 팀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나겔스만 감독은 평소에도 EPL에 대한 관심을 여러 번 드러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