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600개 중 식품위생법 위반 119건
그럼에도 인기 장기화…학원 인근 맛집 '북적'
'위생 논란'에 '오픈 주방' 형태도…'청결 강조'
몇 년 사이 인기 메뉴로 급부상한 '마라탕'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매장 곳곳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마라탕 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11일 점심시간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 있는 한 마라탕 전문점에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 무리까지 여럿 포착됐다. 이들은 "오늘은 맵기(마라탕 매운 정도) 몇단계 먹을 거냐", "재료는 무엇을 담을 거냐"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마라탕에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들어온 학생들도 하나둘 가방을 풀고 '셀프 재료 담기' 코너로 달려가 함께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 담기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은 재료들을 골라 주문한 마라탕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마라탕은 고추, 산초, 초피나무 열매, 팔각, 정향 등 향신료로 향을 낸 기름에 육수를 부은 뒤 청경채 등 채소, 고기, 버섯, 어묵, 해산물, 두부 등 각종 식자재를 넣고 끓인 중국식 요리다. 맵기는 순한 맛부터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 불닭볶음면 정도의 강한 매운맛, 애호가들을 위한 매운맛 등 1~4단계로 나뉜다. 수십 가지 재료 중 원하는 것들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학원들이 즐비한 한티역 인근에만 약 7개가량의 마라탕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모여 있었다.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박모 씨(41)는 "언젠가부터 대치동 학원가 주변에 마라탕 가게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요즘 애들이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우리 아들은 (가게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좋아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딱히 반갑지 않다"고 털어놨다.
학원가 안쪽 골목의 한 마라탕 전문점에서는 한때 학생들이 몰려 직원이 분주히 조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곳의 '셀프 재료 담기 코너'에서는 마라탕 관련 위생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가게 측은 '주의'라는 문구를 크게 기재하고, "야채 고르실 때 머리카락이 닿거나 들어갈 수 있으니 각별히 신경 써 달라"며 "머리카락이 바구니에 떨어지는 현상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라탕 '셀프 재료 담기' 코너 옆에 부착된 위생 관련 안내 문구. /사진=김세린 기자
이곳은 지난 6월 기준 전국 가맹점 216곳 중에서 11곳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프랜차이즈 매장에 해당한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외식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마라탕 프랜차이즈 상위업체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매장 수 대비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라탕은 2018~2023년 6월 상위 8개 브랜드 매장 600개 기준으로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가 총 119건에 달했다. 가장 많은 위반유형은 '기준 및 규격 위반'으로 54건이었으며, '위생교육 미이수' 및 '건강진단 미실시'가 각 12건으로 다음 순서로 많았다. 가장 많이 위반한 유형인 '기준 및 규격 위반'은 식품 내 이물질 혼합, 보존 및 유통기준 위반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