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축구 영웅’ 파올로 로시가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 및 주요 외신들은 10일(한국시간) 로시가 난치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시의 부인 페데리카 카펠레티는 자신의 SNS에 로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사망 소식을 알렸다. 그는 “아주 특별한, 당신 같은 사람은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로시는 1970∼80년대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특히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은 로시를 일약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발돋움하게 만든 무대였다.

로시는 이 대회에서 무려 6골을 터트려 득점왕에 올랐다. 최강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 3-2 승리를 이끈데 이어 폴란드와의 4강전에서 혼자 2골을 터트려 2-0 승리를 견인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서 1977년부터 1986년까지 활약하면서 A매치 48경기에 나와 20골을 기록했다.

소속팀에서도 활약은 빛났다. 로시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와 AC밀란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유벤투스에서 세리에A 2회 우승을 차지했고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 컵, UEFA 슈퍼컵에서 한 차례씩 우승을 경험했다.

로시의 선수인생이 모두 화려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로시는 1980년 이탈리아 프로축구를 강타한 승부 조작 스캔들 당시 뇌물을 받은 혐의로 3년간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결백을 계속 주장한 끝에 2년 만에 징계에서 풀려났고 간신히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당시 로시가 대표팀에 발탁된 것을 놓고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