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액정이 깨졌어. 휴대폰 보험 받으려면 링크 눌러줘야 해!"
올해 초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포 유심이 유포되고 있다는 첩보가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입수됐다. 사건 피해자들은 '휴대폰이 범죄에 이용됐으니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 피해자는 당시 휴대폰을 새로 개통한 적 없어 영문을 모른 채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전북 전주의 한 번화가에서 신분증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폰이 개통된 대리점을 수상히 여겼다. 통상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려면 대리점 업주(60대)가 가입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동의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업주가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범행을 벌이면서 휴대폰이 무작위로 개통됐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전수진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대 경위는 "피해자 진술부터 거꾸로 타고 올라가 조사해 보니 전주 시내 조폭(폭력조직원)이 연계돼 있었다"며 "조폭 A씨(20대)가 시내 술집에서 신분증을 모아다 대리점에 갖다주면 대리점주가 휴대폰을 개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수법으로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개통된 대포유심은 100여개에 달한다. 이들 일당이 유심을 팔아 범죄조직으로부터 챙긴 부당이익은 2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