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승리, 조금도 안 기뻐".. 日 기자의 뼈 때리는 분석
(베스트 일레븐)
곱씹을수록 아픈 평가지만, 축구 보는 눈은 비슷한 듯하다. 한 일본 축구 전문 칼럼니스트가 일본 매체 <데일리 신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한국전 대승에도 조금도 기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이렇게 약한 한국을 처음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일본 축구 전문지 <사커 다이제스트> 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는 로루카와 토루 기자는 <데일리 신초>에 “한·일전에서 일본이 거둔 승리. 너무 말이 안 되는 한국, 이번 결과는 빨리 잊는 게 좋다”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로루카와 기자는 “이번 3점차 승리는 2011년 삿포로 경기, 그리고 1974년 한·일정기전 4-1 승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3점 차 완승이다. 그런데도 조금도 기쁘지 않다. 외려 충격적이다. 이렇게 약한 한국을 본 건 처음”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에는 호랑이가 새겨져 있지만 이날은 ‘고양이’처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로루카와 기자는 “그간 한국은 체력·스피드·높이를 통해 일본을 괴롭혔다. 한국인 지도자들은 그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 A매치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 팀을 만나면 중원을 생략하고 롱 패스로 공격을 많이 시도했다. 또, 측면에서 돌파를 통해 육탄전을 계속 걸어왔다”라고 과거 대표팀 혹은 클럽간 한·일전 양상을 돌아봤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는 190㎝가 넘는 장신 스트라이커는 전무하고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일본을 괴롭혔던 한때 FC 도쿄 공격수 나상호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지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한국이 피지컬적으로 밀리는 일본을 상대로 점유율 축구를 한 것은 일본의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라고 분석했다.
또, “일본의 또 다른 승리 요인 중 하나는 한국이 본래 자신들의 강점이었던 피지컬 싸움에서 밀린 것이다. 예를 들어 후반 3분 이동준이 사사키 쇼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 이동준은 넘어지며 큰 소리로 반칙을 어필했다. 한국에 프리킥이 주어졌지만 이러한 장면은 과거에는 반대 양상이었다. 과거에는 피지컬 싸움에서 쓰러지는 팀은 항상 일본이었지만, 이번에는 일본에 해외파가 많았던 덕분인지 상황이 역전됐다. 이날 직·간접적으로 양 팀에 주어진 프리킥은 일본 11개, 한국 25개였다. 즉,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두 배 이상의 반칙을 당한 것“이라고 살폈다.
로루카와 기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인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내렸다. 로루카와 기자는 “이번 경기에서 피지컬 싸움에 밀린 건 벤투 감독의 팀 관리 실패와 한국 선수들의 동기 부여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 한국인 기자가 벤투 감독을 향해 ‘한·일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양국의 라이벌 관계를 알고 있었다면 해임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결과와 내용이었다”라며 벤투 감독의 자세를 문제삼았다